수험 영어 공부

제가 영어공부 하면서 느낀 보카의 중요성과 보카 공부방법

별에서온그녀 2014. 1. 19. 13:57

뽐뿌 학습포럼에서 국지도발님이 쓰신 글을 퍼온 것입니다.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study&no=38503



워낙 오래 전이라 이제 가물가물 하지만...
그냥 도움이 되시길 바라면서 생각나는대로 간단하게 써봅니다.

제가 '시험'을 위한 영어 공부를 처음 시작한 때가 군대 전역하고 나서,
제 전공인 science라는 단어가 뭔지 모를 정도로 영어 바보가 됐습니다.(그때 토익 봤으면 신발사이즈 나왔을듯)
최종적으로는 공부를 시작해서 시험 보기까지 3개월 정도 걸렸고, 당시 토플 CBT 270 정도 나왔습니다.

전 그전까지 중/고등학교 다닐 때 한번도 보카를 따로 공부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보카는 수업 듣고 독해 하면서 자연스럽게 외워지는(?) 정도만으로도 영어는 꽤 잘 나왔습니다만...
군대 갔다오고 나니 너무 백지가 되어버려서, 영어공부를 하는데 진도가 잘 안나가더군요.

비싼 돈 주고 학원 끊고, 1달이 되는데 뭔가 진도가 안나가서, 원인이 보카라는걸 깨닫고 작정하고 학원을 쉬었습니다.
일수로 총 5일, 하루 5시간 정도 걸려서 당시 해커스 토플 보카 1권을 덮는데 총 25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정확히는 저도 계산을 해보지 않아서... 그냥 중간에 머리 아프면 5분 10분씩 쉬었으니 실제로는 좀 더 짧을듯)
당시 98% 정도 외웠고(2%는 버렸습니다), 최종적으로 영어시험 볼 때까지 보카를 위해 따로 시간은 1분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보카를 완전히 끝내고 나니 듣기는 안들리던게 들리고 독해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고 즉시 효과가 나왔습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writing이 쉬워진 것이야 말할 것도 없고, 신기하게 문법점수도 오르더군요.
가장 중요한건 남은 기간 동안 완전히 보카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났다는 점입니다.

보카를 아예 신경을 끄니까 다른 부분에 집중도 잘 되고, 시간적으로도 훨씬 효율적으로 공부를 할 수가 있고...
저처럼 아예 1주일간 독해니 듣기니 하나도 안하고 보카 하나만 깨고 나서 문제를 보시면 정말 느끼실겁니다.
마치 무협지에서 갑자기 단전이 열려서 어...? 하는 소리가 절로 나는 신비로운 감각에 "몰라, 뭐야 그거 무서워" 합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아무튼 제가 보카를 공부할 때는 오로지 눈만 쓰고, 절대 손은 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를 똑같은 단어 10번 100번 읽고 쓰기보단, 그냥 그건 버리고 지나가는게 효율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오래 전에 능률보카 어원편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제가 단순 암기는 좀 약한 편인데, 그걸로 일단 단어를 분해하는 법을 이해하니 확실히 도움이 되더군요.

아래에는 제가 실제로 공부했던 경험을 좀 구체적으로 설명한 건데 내용이 길어질 것 같으니까,
시간이 없거나 귀찮으신 분들은 다 넘기고 맨 아래 결론 부분만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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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해커스 보카는 60일 구성으로 되어 있어서, 한번에 3일치씩 묶어서 봤습니다.(표제어 기준 100개 남짓)
3일치를 그냥 눈으로 쭉~ 봅니다. 그냥 봅니다. 계속 봅니다. 단, 그냥 보는게 아니고 "집중하면서" 봅니다.
출근길에 그냥 AFKN 끼고 가봐야 100년이 지나도 귀 안뚫리듯, 단어도 생각을 하면서 봐야 외워집니다.

그렇게 3일치를 어느정도 단어가 외워졌다 싶어질 정도(대략 6~70% 정도가 머리에 남는 정도)까지만 봅니다.
그걸 다 보면 다음 3일치를 보고, 또 그 다음 3일치를 보고... 그렇게 5회(15일) 정도 분량 정도 하고 나면
지금까지 본걸 다시 1일차부터 15일차까지 다 복습을 합니다. 그럼 초반에 본건 50% 정도 기억이 났습니다.

조바심 내지 말고 돌리다보면 다시 단어가 머릿속에 들어오고, 잊었던 것도 생각납니다.
그렇게 7~80% 정도 머리에 남을 정도로 계속 돌립니다. 그럼 15일차를 끝내는데 대략 2~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첫번째 1회=3일분을 보는데 20~30분, 마지막 5회차 몰아서 보는 것도 30분 정도 걸려서 복습)

더 정확히는 1회당 30분씩 5회차를 끝내는 것보단 1회당 15분씩 5회차를 하고 이걸 2번 반복하는게 더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단어 100개 200개 정도 레벨에서는 15분, 500 1000 단위(15, 30일 단위로 볼 경우)는 30분이 좋았습니다.
뭐든 적당한 묶음으로 끊어서 가능한 큰 범위로 넓혀가며 로테이션 하는게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방금 본거 또 보면 금방 기억나는게 당연한거고 그걸 나중에 봤을때도 기억이 나도록 훈련하는게 중요하니까요.

대충 감 잡으셨겠지만, 그렇게 15일차당 2~3시간이 걸리므로, 30일차를 보는데는 5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똑같이 2일을 하면 60일차를 다 볼 수 있습니다. 물론 2일째에는 1일째 외운게 다 생각나진 않겠지만...
그래도 조바심 내지 말고 봅니다.(불안하면 2일간 그날그날 본 30일차를 가볍게 눈으로 2~30분 정도 복습합니다)

저는 2일간 3일분->15일분 단위로만 봤기 때문에 3일째부터 30일분 단위로 봤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것도 무조건 한번에 전반부 다 외우고 후반부 다 외우고... 이런 것보단
전반부 보고 후반부 보고, 다시 전반부 보고 후반부 보고... 이런 식으로 하는 게 더 낫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3일째에는 30일 단위로 묶어서 한 4~5시간 정도 하니까 대략 90% 이상은 머리에 남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하루 5시간 미만으로 한건, 이런 단순 암기의 중노동에 집중력이 그 이상을 버티지 못해서였습니다.
그나마 이 페이스로 5일이나 버틴 건, 하루하루 단어가 머리에 들어오는 즐거움 덕분이었을 겁니다.

4일째에는 어제 본 것을 복습한다는 기분으로 다시 30일 단위로 묶어서 보면서, 다시 한번 복습을 합니다.
처음엔 또 몇개 잊어버린 것 같지만 이건 한두번 보면 다시 기억나서 어제 이상의 기억력이 남습니다.
그러고 나면, 그 뒤엔 단어를 3부류로 나눠서 체크를 했는데 체크하는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X(완전히 머리에 꽂혀서 더 볼 필요 없음) △(외웠는데 가끔 헷깔림) O(그렇게 봤는데도 죽어도 안외워짐)

X표시 한 단어는 말하자면 우리에게 apple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건 잊어버릴래도 잊혀지지 않고,
그냥 단어를 보는 순간 그냥 뜻을 떠올리지 않아도 떠오를 정도입니다. 이제 이런 건 볼 필요가 없습니다.
이때부터는 O 표시된 것 위주로만 보고 △도 한번식 체크해주면서 보면 시간이 많이 안걸립니다.
모르는 단어가 10% 정도니까 30일치를 한번에 몰아서 보는데도 얼마 안걸립니다.
그렇게 보면서 머릿속에 꽂힌 단어가 있으면 체크를 바꿔줍니다.

이걸 몇번 하면서 체크가 많이 지워졌다 싶으면 한번 풀로 봅니다.
그러다보면 아까 지운 단어중에도 생각 안나는 단어들이 또 생길 수 있으므로 다시 표시를 합니다.
후반부인 4~5일째에는 정말 단어가 외워진다는 즐거움에 즐기면서 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마지막 2일은 그냥 쉬엄쉬엄 하면서 3~4시간 정도밖에 안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해서 4일차가 끝날 때에는 모르는 단어가 아마 5% 미만이었을 겁니다.

마지막 5일째에는 60일 단위로 봅니다. 당연히 첫 코스는 풀로 한번 복습을 해서 체크를 다시 업데이트 해주고,
다시 모르는 5% 정도의 단어들만 죽어라 보면 60일치를 한번에 본다고 해도 시간이 얼마 안걸립니다.
사실 시간이 아까운 분들은 이 5일째를 버려도 어느 정도 완성이 되겠지만, 전 나중에 또 보카 보기 싫어서
아예 한번에 질릴 정도로 보고 끝내버리겠다는 각오로 마지막 날을 시작했습니다.
고득점은 이 5%의 어려운 단어가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5일차까지 반복해서 복습하면 꽤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그렇게 몇시간을 보고 나면, 이제 정말 모르는 단어는 거의 없습니다.
마지막 1~2% 정도는 "그렇게 봤는데도 또 '이런 단어가 있었나' 할 정도로 죽어도 안외워지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런 것들은 버렸습니다. 이거 다 외우려면 시간적으로 효율이 너무 안좋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단어 100개 중 50개 외우는데 1시간이 걸린다면 70개를 외우는데 3시간 쯤 걸리고
90개를 외우는데는 10시간 정도 걸리고, 굳이 100개를 다 외우려면 그 배는 걸리는 그런 개념으로 생각됩니다.

써놓고 보니 실제로는 20시간 남짓 걸린 것 같군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마 전 조금 빠른 편이었을 겁니다.
사실 이렇게 모아서 하루 5시간씩 5일이라고 하니 길어보여도, 잘 생각해보시면 긴 시간이 아닙니다.
하루에 한 30분만 단어를 외운다고 해도, 주 5일 근무도 아니고 한달 20일만 해도 10시간입니다.
그렇게 영어 공부 2달만 해도 단어에 쓴 시간이 20시간인데, 경험상 그렇게 하면 처음에 외운건 잊혀지더군요.

아무튼 위의 방법으로 5일에 걸쳐서 보카 한권을 다 외우고 나면, 독해할 때 웬만한 단어는 다 해결이 됩니다.
표제어 기준으로는 2300개 정도 됐던 것 같은데, 곁가지로 동/유/반의어까지 합하면 그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런 단어장에는 아주 기본적인 몇백 개 정도의 단어는 아예 나오지도 않기 때문에,
다 합하면 실제로 4천개가 넘는 단어를 외운 건데 이 정도면 거의 단어는 충분하다고 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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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길게 썼는데 결론을 정리하자면 간단합니다.
1. 손을 쓰지 않고 눈으로만 본다.(입을 쓰는 건 괜찮았습니다)
2. 단어를 적당한 단위로 끊어서 반복적으로 로테이션을 돌린다.
3. 단어의 암기 진도에 따라 로테이션의 단위를 점점 늘려간다.
4. 어느정도 단어가 외워지면 모르는 단어만 체크해서 시간을 절약한다.

1번의 손을 쓰지 않고 눈으로만 보는 건 당시 같이 공부해서 좋은 점수 받은 많은 분들이 동의했던 부분이고,
2~4번은 개인적으로 생각한 방법인데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서 추천하는 것입니다.
단위를 너무 작게 끊거나(ex:1일분) 작은 단위로만 로테이션을 돌리면 처음에 외운게 나중에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한 로테이션의 단어 수를 늘려서 반복함으로써 고루 확실히 외우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렇게 해야 짧은 시간 동안 "실제로 며칠만 지나도 잊어버리는데 정말 외웠다고 착각하는" 현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어를 끊는 일수(최초에 한번에 2일or3일 등)와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단계(3-15-30일로 안가고 조절하는 것),
그리고 한 싸이클을 돌리는(?) 시간(15분이든 30분이든) 등은 모두 개인에 맞춰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인은 처음에 3일치 100개 단위로 돌리니 너무 안들어온다 하시면 싸이클 범위를 축소해보시거나... 하시면 됩니다.

단어를 공부하는 방법이란게 사람마다 다르고, 단어가 필요한 것도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단 영어 공부를 하시면서 본인이 정말 단어에 약하다고 생각하시면 일단 기본부터 끝내야 답이 나옵니다.
본인이 시중에 나오는 해당되는 시험용 보카 책을 봤을 때 아는 단어가 50% 미만이라면 일단 보카를 하셔야 하고,
영어 자체도 마찬가지지만 보카는 특히 하루에 몇개씩 것보단 단기간에 끝내면 여러 모로 편합니다.
(서론에서 보카의 부담을 벗어난다는 점+결론에서 처음에 외운건 나중에 잊어버리는 낭비를 줄이기 위함)

새벽에 없는 정신에, 예전 기억을 떠올려가며 그냥 생각나는대로 두서 없이 써서 엉망이지만,
부디 영어 공부하시는 분들 보카의 중요성을 생각하시고, 공부하는데 도움 되시길 바라면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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