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EIC is NOTHING 카페에서 토덕R씨 님이 쓰신 글입니다.
많은 유용한 자료와 다양한 토익 질문 및 답변이 가능하니 가입하시길 추천합니다.
안녕하세요, 토덕R씨입니다.
얼마 전에 쓴 실전서 추천글에 이런 덧글이 달렸더군요.
때마침 저 질문과도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는, 좀 더 큰 주제로 칼럼을 쓸 생각이었으나
구상하다보니 이게 너무 거대 담론이 될 것 같아서 쉽게 쓸 엄두를 못 내고 있었던 참이었거든요.
어쨌거나 이왕 이렇게 계기가 생겼으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 번 써보겠습니다.
결국 요약하자면 이게 궁금한
거죠?
"어떻게 해야 토익 만점을
받을 수 있나요?"
사실 저 질문은 "결혼(or 연애)는 대체 언제 할 거냐?"는
질문(이라고 쓰고 오지랖이라고 읽는다...) 다음으로,
지난 2년간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이긴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제 입장에서는 무어라 딱 부러지게
대답을 할 수가 없는 질문이기도 해요.
이게 왜 그러냐면, 저 같은 전문적인 '토익꾼'들을 제외한 일반적인 토익 응시자들의 경우엔
990점이든, 960점이든, 일단 900점대 후반에 도달한 사람들 사이에는
사실상 유의미한 수준 차이가
없거든요.
990점 받은 사람은 그냥 시험날 운빨 좀 터진
사람인 거예요.
그날 로또를 샀으면 대박 났을 운을, 애석하게도 고작 토익 만점 따위(?)에
써버린 거죠.
그래서 만약 제가 저 질문에 최소한의 성의로 답변을
한다면 아마 이거면 충분할 겁니다.
"당신은 그냥 운이 좀 없는 거예요. 계속 시험을 보면 언젠간 990점 나올
겁니다."
사실 이게 거짓말이 아니거든요. 저도 예전에 어떤 토익 강사분한테 똑같은 얘길 들었고 말이죠.
자, 이렇게 한번
생각해봅시다.
A와 B라는 두 사람이 동일하게 연속으로 두 번의
시험을 봤고, 그 결과가 아래와 같이 나왔다고 할 때,
A: 990점 /
910점
B: 945점 /
955점
이런 경우에 A가 B보다 더 실력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990점을 받는 사람이 다음 시험에서 910점을
받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도 이런 케이스가 종종 발생합니다. 분명
고득점자이긴 한데 불가사의할 만큼 점수 편차가 큰 사람들이 있어요.)
그렇지는 않다는 겁니다.
A는 앞선 시험에서 운빨이 대박 터진거고, 실제
실력은 900점 초반대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순수한 실력으로 990점을 받는 사람이
바로 다음 시험에서 910점을 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거든요.
최고 점수가 높은 쪽은 A지만, 오히려 실력 자체는
안정적으로 950점대를 기록한 B가 더 낫다고 볼 수 있죠.
군필자 분들은 영점 사격할 때 표적 중앙에 맞히는
것보단 탄착군이 가깝게 형성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거 알고 있죠?
그거랑 비슷한 개념인
겁니다.
비록 만점은 못 받았더라도, 일관성 있게 900점
후반대를 기록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혹은 당장 다음 시험에라도 990점을 받을
수 있는 포텐이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제가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 대신 이런 얘기를
먼저 한 이유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론이겠지만, 사실
'990점을 받기 위한 공부'라는 게 딱히 없기
때문입니다.
900점 후반대의 일반 응시자들이 만점을 받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시험 당일의 출제운과 찍기운이에요.
'나도 죽기 전에 토익 만점 한 번만
받아보자'가 목표라면 굳이 공부 방법으로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만약 질문자분의 의도가 '운빨 같은 거 필요 없이
실력으로 만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였다면,
여기서부터는 더더욱 기술하기 힘든 영역이 됩니다.
그리고 저는 극심한 두통과 치통, 요통, 관절통에 시달리겠죠.
먼저 아래 그래프를 찬찬히 뜯어봅시다.
이건 얼마 전에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본
건데요. 'Knowledge
Curve'라고 불리는 녀석입니다.
여기서 x축의 Expertise를
TOEIC Score로 바꾸고,
Beginner = Below 700 / Hazard = 700 through
900 / Expert = Above 900
으로 바꿔봅시다. 그래도 똑.같.은 얘기가 됩니다.
아, 그야말로 격하게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는 그래프죠. 정말로 아름답기가 그지 없네요.
보통 토익커들이 900점대에 접어 들면, 그제야 비로소 '내가 제대로 아는 게 없었구나'하고
깨닫습니다.
800점대까지는 속성으로 올라오는 게 가능했지만
900점부터는 점수 상승폭이 확 줄어들거나, 아예 정체기에 접어들기도 하죠.
문법, 어휘는 진작에 다 뗀 줄 알았더니 자신이
아는 건 지극히 일부에 불과했고, 그것조차도 어설프게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되는 것도 900점을 넘긴 순간부터입니다.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죠.
그리고 여러분들에게 더 충격적인 사실을 한 가지
알려드린다면, 그건 심지어 990점을 밥 먹듯 받아도 마찬가지라는 거예요.
저도 아직 모르는 게 너무나 많고, 매번 시험을 볼 때마다 그 안에서 제가 몰랐던 새로운 것들을 우르르 발견해오거든요.
한 마디로, 저도 아직 제 성에는 안 차요 ㅇㅇ
그러니까, '이 정도만 되면 순수한 실력으로 990점을 받을 수
있다'는 특정한 기준점을 잡는 것도 어렵고,
그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기도 힘든 거죠.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고득점으로 가면 갈수록 결국 점수를 결정하는 것은
'얼마나 약점을 잘 보완하느냐'라는 겁니다.
그래야 실제 시험에서 돌발적인 변수를 통제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토익 만점을 받기 위한 공부'라는 것을 어떤 특정 콘텐츠(교재
or 강의)나 정형화된 프로세스의 측면으로
마땅히 정의할 방법은 없지만, 그 지향점이 '끊임 없는 약점 보완'이 되어야 한다는 것만큼은 확실해요.
다른 말로 하자면, 무엇으로 어떻게 공부를 하든 그게 내 약점을 커버하는 데 도움이 되기만
하면 된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이런 류의 질문을 받을 때면 항상 이렇게 답하는 거예요.
그런데 애석하게도 사람들이 저런 질문을 할 때의
심리는 대부분 제가 뙇!하고 만병통치약 같은 방법을 알려주길 원하는 것
같더군요. 왜냐면 제가 약점이 뭐냐고 물어봤을 때 대답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거든요.
(아니면 고작 토익 따위를 하는데 자신에게 약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존심 상해서 그랬을 수도 있겠고, 뭐.)
일단 본인 스스로 약점이 뭔지를 진단하고 있어야
그에 맞는 보완 방법을 알려주든 말든 할텐데,
앞뒤 다 자르고 무조건 어떻게 해야 하냐고만
물어본다면 저로선 지극히 일반적인 조언밖에 해줄 수가 없는 거죠.
당연히 맞춤형 처방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뭔가
드라마틱한 효과가 있으리라 기대하기도 어렵고 말입니다.
네? 그럼 제가 토익 만점을 받기 위해 시도했던
것들을 모두 다 알려주면 되지 않냐구요?
허허허....
사실 이건 제가 다른 칼럼에 쓸 소재로 따로 빼놓고 있었던 건데,
첫 토익 만점을 받을 때까지 제가 했던 시도들을 요약하자면,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요, 허공에 삽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련의 과정을 다 알려주면 이런 반응이
돌아올 게 너무나 뻔해요.
"그냥 그게 다예요? 좀 더
특별한 방법은 없어요?"
(음, 있긴 있지.. 나한테 돈 내고 배우면 돼...ㅇㅇ)
그 무수한 시행착오들로부터 제가 깨달은 것들을 최대한 정제하고 일반화해서 알려주면,
사람들은 제가 알려주지 않는 뭔가 더 특별한 게 있으리라 막연하게 짐작하고,
정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려주면 딱히 특별하진
않고 번거롭기만 해서 거부감을 드러내는 무한 루프...
아오, 숨겨둔 비법 같은 거 없다고!!
제가 위에 쓴 저 얘기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되풀이되는 실화입니다.
저도 취준생들이나 입시생(영특 전형)들이 몇 달동안 토익 하나만 붙들고 있을 수는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냐...그럼 대체 어쩌란 거냐?'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죠.
그리고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여지껏 제가 질의응답이나 상담을 하면서 겪어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 여러가지 이유로
토익 만점을 몹시 원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토익 만점의 가치와 의미를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부연하자면 대략 이런 식인 겁니다.
- 내가 아는
누구는 나랑 수준이 비슷한 것 같은데 걔는 토익 만점을 받았다.
- 그걸 보고 나도 시험을
몇 번 봤는데 나는 만점이 안 나온다.
- 걔가 만점을 받는 걸 보면 토익 만점
그까이거 별 거 아닌 것 같은데 왜 나는 못 받는
걸까? |
대부분이 저래요. 저기서 만점을 900점으로 치환하더라도 마찬가지구요.
(아마
지금 뜨끔한 사람들 되게 많을 걸? ㅋㅋㅋ)
그런데
좀 미안한 얘기지만, 저런 마인드로 접근하는 사람들은 목표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아주아주 높습니다.
저런 마음을 갖고 있는 것 자체로 이미 반쯤은 실패한 거나 다름 없어요.
이 글을 통해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거예요.
특히
요즘 토익에서는 만점(or 고득점) 달성 여부가
결국 이 토익이라는 시험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것. 시시콜콜한 공부 방법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
'에이, 쟤도 했으니까 나도 금방
하겠지.'
'죽어라 문제집만 풀다 보면 저절로 되겠지
뭐.'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정말 곤란해요. 요즘 토익이 그렇게 만만한 시험이
아닙니다.
이런 사람들은 어차피 아무리 해도 안 될 거니까 헛수고 하지 말고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걸 하세요.
그게 여러분에게 더 이득입니다.
음.. 이 토익 만점이라는 게 어느 정도의 성취인지에 대한 감이 없는 분들을
위해 지금부터 계산을 좀 해볼 건데요.
아주
간단한 산수니까 쫄지 말고 잘 따라오시기 바랍니다.
보통 토익 고사장 교실 하나에 30명이 입실해서 시험을 치죠.
(결시자의 존재는 쿨하게 무시합시다.)
과연
이 중에서 900점 이상을 받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계산의 편의를 위해 900점 이상의 비율이 전체 응시 인원의 10%라고 잡으면
한 교실에서 900점 이상 받는 사람이 평균적으로 꼴랑 세 명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
그럼
이쯤에서 제가 뭐 하나 물어볼게요.
여러분, 중, 고등학교 다닐 때 (최소한
영어만이라도) 반에서 3등 안에 들었나요?
안 그랬으면 토익 900점을 절대 쉽게 보면 안 되죠.
900점 받는 게 반에서 3등하는 것보다 분명히 더 어려우면 어려웠지
더 쉽지는 않을 텐데요?
왜
그런지 아세요? 학창시절에 여러분 밑에서 베이스 깔아주던 걔네들은 토익 보러 안 오거든요.
자,
지금부터 더 중요한 계산을 해봅시다.
토익
점수는 5점 단위로 매겨지니까, 900점부터 990점까지는 19개의 계급값(900, 905... 985, 990)이
존재합니다.
각각의 값에 도수가 균등하게 분포한다고 가정하면, 990점 받는 사람의 수는 전체 인원의
10%를 19로 나눈 값이 되겠지만,
역시나 귀찮으니까 우리는 그냥 20으로 나눕시다. 어차피 대세엔 지장 없어요.
우리나라 연간 토익 응시 인원이 약 200만명이라고 하니, 한 회 응시 인원은 10만명으로
잡으면 되겠네요.
그럼 한 회차에 만점을 받는 사람의 숫자는 100000/10/20=500명쯤 되겠군요.
(그런데 실제 점수 분포는 만점에 가까워질수록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사실은 20보다 더 큰 값으로 나눠야 할 것임이 분명합니다. 그럼 계산값은 더 작아지겠네요.)
그럼 이제 제가 이 타이밍에 여러분에게 뭘 물어볼지 아시겠죠?
고등학교 때 단 한 번이라도 모의고사에서 전국 500등 이내에
들어본 적 있습니까?
아니면
전교에서 1, 2등이라도 한 번 해본
적 있나요?
안 그랬으면 토익 990점을 절대 쉽게 보면 안 되는 거라구요.
하고 싶다고 해서 마냥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거예요.
이런 말은 정말 미안하지만, 어쩌면 일부 사람들에게는 애초에 능력밖의 일일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죠?
저
500명이라는 대략적인 숫자 속에는 분명히 운빨로 1회성 만점을 받은 사람들도 상당수 존재할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논의하는 대상인 순수 실력으로 990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숫자는 훨씬 더 적겠죠.
그만큼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만하면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실컷 한 것 같으니, 슬슬 정리하면서
답변을 마무리하도록 합시다.
1. 960~980점대에서 만점으로 가기 위해 해야 하는 특별한 공부 같은 건 없습니다. 문제를 마구마구 푼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쓸데없이 어려운 단어를 외운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2. 믿거나 말거나, 시험볼 때마다 990점을 받아오는 사람들도 딱히 다른 공부를
하지는 않습니다.
3. 본인의 약점(아마 별로 없겠지만)이
뭔지부터 냉철하게 따져보세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스스로 하는 모든 시도가 바로 만점을 받기 위해 해야 할
공부입니다.
4. 운빨이 아닌 순수 실력으로 990점을 받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해내지 못 한다고 해서 자신에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
으으...
이거 쓰느라 밤을 홀딱 새워버린 관계로 요즘 토익 RC 문제를 어떤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는
2편에
이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문제 소스를
선정하고 변형도 좀 해야 해서 바로 이어서 쓰기는 어려움....orz)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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