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EIC is NOTHING 카페에서 토덕R씨 님이 쓰신 글입니다.
많은 유용한 자료와 다양한 토익 질문 및 답변이 가능하니 가입하시길 추천합니다.
(2편에서부터 이어집니다.)
제가 앞에서 그렇게나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마 여전히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어휘 문제는 그렇다 쳐도, 확실한
문법 문제는 전문 해석할 필요 없지 않나요?"
음.. 이런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서 저는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아요.
생각을 해보세요. 만약 그래도 된다면 내가 진작에 "해석 다 안 해도
됩니다!"라고 하지 않았을까?
여러분들의 헛된 바람과는 달리 실상은 그게 아니니까 내가 입술이 부르트도록 해석 좀 하라고
부르짖는 거라구요.
물론 해석으로만 접근하면 틀리는 문법 문제도 분명히 있어요.
자 / 타동사 구별 문제라든가 타동사 용법 문제, 시제와 연관된 시간 부사 문제 등이 대표적인
예인데,
이런 문제들은 비교적 유형이 한정적이고 반복적으로 나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대비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요.
실전서 한 권만 풀어봐도 거의 모든 유형이 다 나오기 때문에 800점대에서 이미 다 해결을 봤어야
돼요.
즉, 걔네는 우리가 이 글에서 논의할 대상이 아니란 말이지.
여기서는 그것보다는 한 차원 더 높은 얘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일반적인 토익 응시자들의 대부분이
겉만 봐서는 이 문제가 단순 문법 문제인지, 문법 문제를 빙자한 함정
문제인지를 구별하지 못 한다는 거예요.
즉, 당신이 봤을 때 단순 문법 문제처럼 보인다고 해서 꼭 그럴 거라는 보장은 없다는 거죠.
ETS가 그렇게 얄팍하고 호락호락한 집단이 아닐 뿐더러,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문법을 잘 아는 것도 아니라구요.
독학으로 공부했든, 학원을 다녔든, 인강을 들었든 간에,
점수대를 막론하고 상당수의 토익커들이 단단히 착각을 하는 부분이 뭐냐면
책 몇 권 (혹은 몇 번) 본 걸로 본인이 '문법 or 어휘를 다
뗐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예전에 내가 디시인사이드 토익갤러리에서 한창 이메일로 토익 상담해주고 할 때도,
대부분이 이런 걸 고민거리라고 내놓더라니까?
"제가 H사 퍼랭이를 3회독 했고, 누렁이도 여러번
봤는데
실전서만 풀면 문제를 계속
틀립니다. 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70EBA3B56E777B509)
뭐? 지금 진심이야? 나도 아직 문법이랑 어휘를 다 못 뗐는데?
이런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뭔지 아세요?
고작 그 정도 공부한 걸로 안 틀리기를 원하는 놀부 심보가
문제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거죠.
만약 당신이 정말로 문법과 어휘를 '다 뗐다면' 문제를
틀릴 리가 없어요.
문제를 틀리는 이유는 당신이 한 공부가 아직 토익이 요구하는 수준에 한참 못 미쳐서 그런 거예요.
뭐, 자랑은 아니지만 저도 거만하고 건방지기로는 어디가서 안 꿀리는 편인데,
대체 저런 터무니 없는 근자감은 어디서 나오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요.
이런 사람들이 정말로 토익 범위 문법을 마스터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제가 항상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관계사가
뭔가요?"
그럼 또 이 사람들의 대답은 이걸로 정해져있어요.
"(대체 그딴 걸 왜 묻지?) 완전
/ 불완전이요..."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716673656E777D220)
아아아아아... 대한민국 영어 교육 다 족구하라 그래 ㅠㅠㅠㅠ
이게 뭐랑 같은 거냐면, 이차방정식이 뭐냐고 물었는데 '근의 공식이요'라고 답하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아니, 똑같다고 할 순 없지... 일단 근의 공식을 쓰면 복소수 범위에서 이차방정식의 해를
무조건 구할 수는 있으니까...)
자기 딴에는 열심히 했다는데 정작 알맹이는 쏙쏙 다 빼놓고 겉핥기만 실컷 했다고 인증하는 꼴이나
다름 없어요.
자, 제 말에 동의를 못 하겠다면 어디 한번 그 '완전 / 불완전' 판별법으로 아래 문제를 풀어봅시다.
얘가 그렇게 전지전능한 존재라면, 심오한 관계사의 모든 것을 한 방에 아우를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녀석이라면
그걸로 안 풀리는 관계사 문제는 당.연.히 없어야겠죠?
Ex 1.
Festival volunteers are permitted to occupy ------- seats remain empty after
closure of the main gate.
(A) whoever
(B) whenever
(C) whichever
(D)
wherever
1. 보기 구성을 보니 복합 관계사 문제다.
2-1. 빈칸 이하의 절의 완전 / 불완전
여부를 따져보자.
seats = 주어 / remain =
2형식 동사 / empty = 주격 보어 / after 이하는 부사니까 완전한 2형식
문장.
2-1-1. 따라서 복합 관계대명사인 (A)
whoever와 (C) whichever는 오답.
"메인 게이트 폐쇄 후에 좌석이 빈 상태로 남아 있을 때면 언제든지"라는 뜻이 되는 (B)
whenever가 정답!
이야... 풀이 한번 무지하게 깔끔하네. 마치 교재 해설지를 보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떡하죠? 틀렸는데요?
지금 막 495점 중에서 시원하게 10점 날아갔는데요?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703673756E777E510)
ETS의 훼이크에는 자비심이 없다. 한 번만 낚여도 만점은 바로 물
건너가지!
제가 2편에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보기 구성을 먼저 확인하면 선입견이
생겨서 문제 푸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저 문제가 여기에 아주 정확하게 부합하는 예라고 할 수 있죠.
아니, 문법적으로 접근할 거면 차라리 철저하게 문법적인 관점에서만 보든가.
여기서 빈칸에 필요한 건 뭐예요? 다름 아닌 동사 occupy의
목적어잖아요.
축제 자원봉사자들이 '무엇을' 점유하도록 허락된 건지를
알아야 할 것 아닙니까?
맙소사, 지금 주절의 목적어가 실종된 비상 시국인데 그깟 종속절이 완전한지 불완전한지 따지고 있을
땐가요?
그럼 당연히 빈칸 이하는 명사절이 되어야죠. (A) whoever와 (C) whichever를
놓고 판단을 해야 하는 거고,
그 중에서 seats를 꾸밀 수 있는 (C) whichever가 정답이 되는 겁니다.
문법적으로만 보더라도 빈칸 이하 절의 완전 / 불완전 여부는 최우선 순위가 아니라구요.
그러니까 보기 구성 파악하고 빈칸 뒤 문장 구조 분석하고 있을 시간에
차라리 앞에서부터 쭉 해석을 했으면 시간은 좀 더 걸릴지언정 저런 의도된 함정에 걸리진 않겠죠.
(해석만 제대로 하면 시간 차이도 없음.. 오히려 더 빠르면 빨랐지..)
[축제 자원봉사자들은 메인 게이트가 폐쇄된 후에
빈 상태로 남아 있는 어떤 좌석에라도 앉도록 허락된다.]
(위 해석에서 밑줄 친 부분이 whichever에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혹시 몰랐다면 지금 확실하게 알아두세요.
whichever는 복합
관계대명사만 되는 게 아니에요. 복합 관계형용사도 돼요. (whatever도
마찬가지)
귀찮은 용어 따윈 쿨하게 무시하고, 원래 의문사 which의 역할이 의문대명사 / 의문형용사 두
가지인데,
whichever는 거기에 -ever가 붙어서 의미만 확장된 것일 뿐이라서 문법적인 성질은
동일하다구요.
그러니 당연히 형용사로서 명사를 꾸밀 수 있는 거고, 명사를 꾸미는 형용사가 빠져 봐야 문장 자체는 여전히 완전하죠.
그런데도 완전 / 불완전만 구별할 줄 알면 관계사 문제를 다 풀 수 있다고?
그거야말로 야무진 착각인 거고, 무책임한 희망사항에 불과한 거지.
네? 저런 문제 처음 본다구요? 저딴 문제는 실토에 절대 안 나올 거라구요?
아이쿠야, 미안해서 어떡하나.. 이거 따끈따끈한 2016년 1월 기출 변형 문제거든요.
(거듭 강조하지만 당신들이 책에서 본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니깐... -_-;:)
만약 저 문제의 보기 구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여러분이 whichever가 복합 관계형용사임을
알고 있었다고 칩시다.
(참고로 이거 웬만한 기본서에는 다 나오는 내용임. ETS 프렙북은 제외)
그래서 whenever를 고르도록 유도한 함정에 걸리지 않았다고 해보자구요.
설사 그렇더라도 정답을 확정하려면 적어도 occupy부터 끝까지 해석을 해봐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요.
그러면 아싸리 처음부터 문장을 해석하는 것보다 나을 게 뭐가 있냐는 거지.
정답률이든, 소요 시간이든 비교 우위를
점하는 것이 단 1도 없다는 거 아시겠습니까?
제가 저 문제를 통해서 강조하고 싶은 건 두 가지예요.
1. 보기 구성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역으로 ETS가 의도한 함정에 빠지는 지름길일 수 있다.
2. RC 만점을 목표로 한다면
문장의 일부만 해석하거나, 부분적으로 문법을 따지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 여러분은 문법을 그다지 잘 아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문법 문제, 어휘 문제 따로
구별하지 말고 그냥 해석을 하란 말이에요.
가능하면 평소에 실전 문제를 풀 때 모든 문제를 다 해석하고도 시간을 맞출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좋겠지만,
지금 상태로는 버거워서 못 하겠다 싶으면 적어도 다 풀고 나서 리뷰할 때만이라도 해석을 충실하게
하세요.
해석에 요령이 붙어서 제가 2편에서 말한 것처럼 문장 단위로
의미가 바로바로 들어오기 시작하면
소위 말하는 그 3초 문제들은 전문 해석해서 풀어도 결국 3초내에 끊을 수 있게 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보기를 먼저 보고 빈칸에 들어갈 녀석을 찾는 게 아니라
문장을 읽으면서 정답을 바로 눈치채고 나서, 그게 실제로 보기 중에 있는지 확인하는 순서로
바뀐다는 거죠.
이쯤되면 저처럼 ETS와 잔머리로 맞짱을 뜨는 게 어느 정도 가능해지는 겁니다.
그런데 저런 문제를 시간 좀 아껴보겠다고 어설프게 문법적으로만 접근했다가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점수는 점수대로 까먹으면 이런 막심한 손해가 또
어딨을까요?
자, "손해"라는 말이 나온 김에 한 가지만 좀 짚고 가자면
950점 이상부터 만점까지의 고득점을 노리는 사람들은 토익 RC에서
"손해"의 개념을
그 전까지와는 다른 측면에서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700~800점대에서는 Part 5 문제를 모두 다 해석해서 풀면 '시간적으로
손해'라고 가르치죠.
대부분의 강의도 어떻게든 문제를 빠르게 풀어서 시간을 단축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구요.
그런데, 대체 왜 그렇게 하는
걸까? 한번이라도 그 이유를 생각해본 적 있나요?
아마 생각해본 적 없을 겁니다. 그게 맞다고 하니까, 다들 그렇게 하니까 그냥 따라간 거겠지.
그 이유는 RC 강사들이 그 점수대의 사람들이 어느 정도 이상으로 정답률을 높이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애초에 포기해버려서 그런 거예요.
대신에 같은 시간 동안 일단 문제라도 많이 풀 수 있도록 만드는 거죠.
100%의 정답률로 시간 내에 70 문제만 푸는 거나,
70%의 정답률로 시간 내에 100 문제를 다 푸는
거나 대략적으로는 쌤쌤이니까.
함정 문제 같은 건 다 틀리더라도 목표 점수에는 도달할 수 있으니까,
그 뒤야 어찌되든 당장의 목표 점수만 만들어주면 나는 잘
가르친 강사가 되는 거니까.
그런데 그런 식으로 공부해서 시간 내에 100문제를 다 푸는 수준까지 올라왔으면
그 이후부터는 당연히 공부의 지향점도 정답률을 높이는 쪽으로 바뀌어야 하는 건데
여전히 무턱대고 빨리 풀기만 하면 잘하는 건지 알고 있는 거예요. 그렇게만 배웠으니까, 그게
전부인 줄 아니까.
그렇게 아무리 해봐야 점수는 안 오르죠. 정답률이 계속 제자리 걸음인데 빨리만 푼다고 어떻게
점수가 올라요?
시간은 딱 맞춰서 75분 이내에만 들어오면 돼요. 시험 종료 안내 방송 나오는 시점까지만 마치면
된단 말이죠.
실토에서 알뜰살뜰하게 시간만 잔뜩 남기면 ETS에서 5분당 5점씩 더 주기라도 한답니까?
(저는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럼 두세 문제쯤 틀려도 맨날 만점 나올 거니까
ㅇㅇ)
그건 아니란 말이에요. 무조건 빨리 푸는 건 고득점에 전혀 도움이 안 돼요. 오히려 그게 발목을
잡으면 잡았지.
고득점을 받고 싶은 사람들의 목표는 시간을
좀 더 쓰더라도 정답률을 100%에 가깝게 높이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5초 아끼려다가 10점 날려 먹는
것, 이게 진짜 손해라는 것을 반드시 명심하세요.
자, 앞의 문제와 약간 비슷한 컨셉으로 제가 문제를 하나 만들어 봤습니다.
여러분 나름의 방법으로 둘 중에서 정답을 한 번 골라보세요.
Ex 2-1. The CEO told all employees at that
time ------- she would begin a search for her replacement soon.
(A) that
(B) when
과연 여러분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지, 제가 몇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해볼게요.
A. 빈칸 앞에 시간 관련 표현(at that
time)이 있고 빈칸 뒤가 완전한 절이니까 관계부사 (B) when이 정답!
B. 토덕R씨가 처음부터 해석하라고 했으니까
한번 그렇게 해볼까?
CEO가 그 때 모든 직원들에게
말했다... 아하, 빈칸부터는 4형식 동사 tell의 직접 목적어가 되어야겠구나!
at that time은 관계부사 자리로
보이게 하기 위한 함정일 뿐, 정답은 명사절 접속사인 (A) that! 음핫핫핫핫!
C. 토덕R씨가 처음부터 해석하라고 했으니까
한번 그렇게 해볼까?
CEO가 그 때 모든 직원들에게
말했다... 어...? 이상한데, 이거 답이 있긴 있는 거야?
둘 다 되는 것 같은데...? 아, 맨
뒤에 soon이 있어서 when은 들어갈 수가 없네.
그럼 정답은
(A) that!
D.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정답은 (A) that입니다.
[CEO가 그때 모든 직원들에게 말했다 / 그녀가 곧 그녀의 후임을 찾기 시작할 것이라고.]
만약 A 시나리오처럼 생각해서 (B) when 골라서 틀렸다면 3분간 벽보고 반성하시구요.
정답을 맞혔더라도 B 시나리오대로 갔다면 그냥 운이 좋았던 거니까 우쭐대지 마시구요.
의문부사 when도 명사절 접속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맨 마지막에 있는 단어인 soon까지 다 해석하기
전에는 절.대.로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at that time이 관계부사 문제로 착각하게 만들기 위한 훼이크임을 눈치챈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거예요.
[CEO가 그때 모든 직원들에게 말했다 / 언제(?) 그녀가 곧 그녀의 후임을
찾기 시작할 것인지.]
when이 들어가버리면 뒤의 soon과 의미상의 충돌이 발생하죠?
그 언제가 이미 곧이라고 나와 있잖아요.
그럼 당연히 when을 쓸 이유가 없는 거고, that밖에 못 들어가겠네요.
비록 정답은 맞혔더라도 C 시나리오처럼 문제를 풀지 않았다면 사실상 이 문제는 찍은 거나 다름
없어요.
찍어 놓고 그게 정답이길 바라다니, 이 얼마나 무책임한 처사입니까?
(일단 C처럼 푼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도 좀 의문입니다만... ㅋㅋㅋ)
자, 그럼 이제 여러분이 대답해보세요.
여러분이 보기에 이 문제는 문법 문제입니까, 해석 문제입니까?
아니면,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이 문제를 푸는 데 초파리의 코털만큼의 도움이라도 주긴 하나요?
제가 문법과 해석이 별개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거예요.
얘네 둘은 불구대천의 원수가 아니라 오히려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지금까지 어땠습니까?
문법 문제라고 판단되면 살은 싹 다 발라버리고 뼈대만 보려고 하고
해석 문제라고 판단되면 대~충 눈에 보이는 단어 몇 개 뜻만 조합해서
퉁쳐서 찍었잖아요.
여러분이 ETS의 함정에 걸려드는 원인이 문제에 접근하는 '그릇된 관점'에 있다는 게
무슨 말이지 이제 이해가 되십니까?
(물론 이해하는 데에서만 그치면 안 되겠죠. 더 늦기 전에 바로 잡아야지 ㅇㅇ)
한 문제로는 좀 아쉬운 감이 있으니 잔머리 대마왕 토덕R씨의 고퀄 가내수공업 문제를 하나 더
보시죠.
여러분들의 어설픈 문법 지식과 고정관념을 다시 한 번 와장창 깨드리겠습니다.
Ex 2-2. Please
inform me ------- the shipment should be delivered to the Porterville warehouse.
(A) that
(B) when
이번에는 틀림없는 명사절 접속사 문제인 대신에 soon과 같은 시간 부사는 따로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that / when을 구별할 수 있을까요?
행여나 "inform + 목 + that절이니까 무조건
(A) that이 정답인 거 아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미리 알려드리자면,
거기에 that절만 올 수 있는 거 절대 아니에요. 명사절이면 다 가능해요.(제발 좀 제대로 알고
있으라고!)
자, 일단 이 문제의 정답은 (B) when입니다. 어라, 그럼 (A) that은 대체 왜
안 되는 걸까요?
왜긴 왜야, 당연히 that을 넣으면 말이
안 되니까지.
[선적품이 Porterville 창고로 배송되어야 한다는 것을 제게
알려주세요.]
저렇게 말하는 순간 이미 나(me)는 선적품이 Porterville warehouse로 배송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걸 왜 나한테 다시 알려달라고 하겠어요? 혹시 머리 속에 지우개 같은 게 있나..?
내게 알려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당연히 '내가 모르는 어떤
내용'이어야지. 바로 이렇게요.
[선적품이 언제
Porterville 창고로 배송되어야 하는지를 제게 알려주세요.]
굳이 저 자리에 that을 넣고 싶다면 목적어가 '나'나
'너'가 아닌 3인칭이 되든가요.
[선적품이 Porterville 창고로 배송되어야 한다는 것을 그/그녀/그들에게 알려주세요.]
이러면 가능하죠. 나는 알지만 그/그녀/그들은 모를 수도 있으니까.
이번엔 같은 문제를 조금만 바꿔봅시다.
Ex 2-3. Please ------- me that the shipment should be
delivered to the Porterville warehouse.
(A) inform
(B) remind
(A)가 답이 아니란 건 앞에서 이미 얘기했으니 패스할게요.
그런데 inform이랑 remind는 대체 뭐가 다른 걸까요? 둘 다 목적어 다음에 that절 올
수 있는 건 똑같지 않나...?
둘이 완전히 다른 게 딱 하나 있죠. 바로 동사의
'뜻'이 다르잖아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나한테 알려달라(inform)고 부탁하는 건 말이 안
되지만,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도 까먹을 수 있으니 나중에 나한테 상기시켜달라(remind)고
부탁하는 건 가능하죠.
어때요, 알고 보니 황당할 정도로 너무나 당연한 얘기 아닙니까?
아무 의심없이(=생각없이) 그대로 외우고 넘어갔던 inform / remind + 목 + that절 같은 것들도
조금만 깊게 파고 들어가보니까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잖아요.
접속사 that / when만 살짝 들여다봐도 이 정도인데,
문법 전체로 확장하면 여지껏 여러분이 제대로 몰랐던 게 얼마나 더 많겠어요?
그러니 웬만하면 그냥 해석하세요. 확률적으로도 그게 훨씬 이득입니다.
휘유, 드디어 Part 5가 끝났네요.
(아, 손가락에 쥐날 듯...)
자,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마저 달려봅시다.
다행히 Part 6 문제를 풀 때도 여러분들이 취해야 할 관점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대한 빨리 효율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뿌리 깊은 착각만 고이 접어서 하늘로 날려보내면 됩니다.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Part 5에서도 전문 해석을 해야 한다면, 여러 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Part 6에서는
더더욱 전체 지문을 다 해석해야 하지 않겠어요?
어쨌거나 RC에서 Part 불문하고 해석을 다 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는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각각의 문장만 열심히 해석하는 것으로는 부족해요.
문장이 많다는 건 그만큼 함정을 깔아둘 위치도 많다는 거고,
어떤 문장에 설치된 함정이 다른 문장에서 펑!하고 터질 수도 있다는 의미거든요.
아래 문제는 기출 Part 6 지문의 일부를 변형한 것입니다.
Palmer Appliances produces the
best white goods sold around the world. This is because our manufacturing
team conforms strictly to quality control measures. Our products should
pass a series of checkups to ensure that each appliance ------- off our
production line measures up to our standards. (A) coming (B) comes (C)
came (D) has come
|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답은 (A) coming입니다. (B) comes는 의도된 오답이에요.
얼핏 보면 빈칸 앞에 있는 each 때문에 동사 수&시제일치 문제처럼 보이지만,
저 자리가 동사 자리 맞나요?
자, 이번엔 보기는 빼고 주어진 문장들만 차근차근 다시 봅시다.
Palmer Appliances produces the
best white goods sold around the world. This is because our manufacturing
team conforms strictly to quality control measures. Our products should pass a series
of checkups to ensure that each appliance ------- off our production line
measures up to our
standards.
|
보다시피 제가 두 개의 measures에 밑줄을 쳐놨는데요.
여기서 이 두 measures는 서로 똑같은
단어입니까? 생김새 말고, 품사라든가, 품사라든가, 혹은 품사라든가... (응?)
아니죠? 같은 단어가 아닙니다.
앞의 measures는 복수 명사고, 뒤의 measures는 3인칭 단수 동사의 현재형이잖아요.
이게 얼마나 무서운 함정인지 감이 오나요?
앞의 measures를 본 사람은 다음의 문장에 있는 measures를 보고 앞의 것과 같은
명사로 생각할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으레 그러겠거니~하고 말이죠.
그런데 사실 이게 다 모다? ETS가 그런 심리를 진작에 다 꿰뚫어보고 역으로
설치해놓은 함정이라는 거.
한 가지 위안 삼을 만한 얘기를 해드린다면, 이 시험에서 현역 강사들도 이 문제를 엄청 많이
틀렸어요.
복원 답안에 당당하게 comes라고 써놓은 사람도 있었고, 라이브 해설 강의에서 comes라고
말한 사람도 있었어요.
이 때가 제가 부평 파고다에서 강의를 시작한 첫 달이었는데, 당시에 강사실에서 제 옆옆 자리에
앉았던 강사분도
이 문제 답을 잘못 알고 계셔서 제가 바로잡아드렸어요.
(심지어 2013년 토익 10연속 만점에 빛나는 우리 부매니저 애플이도 이걸 틀렸단
말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52C9C3656E7780C10)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415373656E7780D22)
이 시험 끝나고 애플이와 주고 받았던 문자 인증 + 토덕R씨의 소름 돋는
예측력.jpg
이 문제 틀린 강사들이 영어를 못해서, 아니면 문법을 잘 몰라서 그랬을까?
그건 절대 아니란 말이에요. 늘 하던대로 빠르게만 풀다가 아예 함정에 빠진 줄도 몰랐던 것뿐이지.
자, 강사들마저 꼼짝없이 걸려드는 함정을 여러분이 어떻게 피하겠어요?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는 웬만해선 못 피해요. 그러니까 접근 방법을 달리 해야죠.
제가 사소한 단어라도 멋대로 스킵하지 말고
꼼꼼하게 해석하라고 하는 게 다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뒤의 measures가 앞의 것과 같은 명사가 아니라는 것만 캐치하면 저 문제는 정말 쉬운
문제예요.
마지막으로 제가 Part 6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제발 좀 전체
지문의 흐름과 맥락을 파악하라는 겁니다.
Part 6가 Part 5와 형태가 다른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거거든요.
명색이 Reading Comprehension인데, 응시자들이
지문을 reading하지도 않고
빈칸 앞 뒤만 보고 막 풀어제끼면 출제기관 입장에서는 당연히 빈정 상하는 일
아니겠어요?
만약 여러분이 토익 출제자라면 당연히 이런 사람들을 응징(?)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ETS도 Part 6를 통해서
reading하기를 거부하는 체리피커들에게 페널티를 주고 있는 겁니다.
자,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샘플 지문을 같이 봅시다. 역시나 기출 변형입니다.
Questions 141-143 refer to the
following article.
The
annual Jacksonville Raspberry Fair ------- to eastern Newtown on September 15.
141.
(A) has
come (B) comes (C) came (D) was
coming
This statewide
event has been held at Dale Farming Joint Market for the last 15 years, but this
year organizers decided to move it to a ------- place. 142.
(A) nearer (B)
calmer (C) greater (D) fewer
The decision to have more space proved to be the wise
one, as a record number of visitors showed up to sample a spread of the freshest
produce, enjoy performances by local musicians, and participate ------- wild
berry-related contests. 143.
(A)
in (B)
upon (C) over (D) around
|
142, 143번 같은 문제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라서 그냥 답을 체크해놨어요.
애초에 틀리기도 힘든 문제들이기도 하고.
이 지문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141번 문제의 정답이 대체 어디에서 확정되느냐는 겁니다.
일단 on September 15라는 특정 시점이 있으니 현재 완료 (A)는 쓸 수가 없고,
과거 진행 시제 (D)는 뭐라 설명하긴 힘들지만 왠지 여긴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렇죠?
그럼 결국 (B) comes와 (C) came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데,
이때, 굉장히 높은 확률로 여러분의 어설픈 문법 지식이 함정 카드를 스스로
발동시킵니다.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 거예요.
왜 그거 있잖아,
'왕래발착 동사(go, come, depart, arrive, etc.)는 현재
시제로도 미래를 나타낼 수 있다.'
인지 뭔지 하는 요상한 그거...
그래서 앞뒤 맥락도 안 보고 문제의 의도를 지레짐작해서 (B) comes를 고르는 사람들이
생겨요.
(벗뜨, 애석하게도 그게 대표적인 잘못된 한국식(=원래는 일본식) 문법 설명이라서 토익에선 안
물어봅니다.)
물론 (B) comes를 써도 문법적으로는 이상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C)가
오답인 근거는 아니란 말이에요.
그럼 어떻게 해야 됩니까? 답을 빨리
고르고 싶은 충동을 꾹 참고 이어지는 내용을 계속 봐야죠.
자, 이번에도 보기를 빼고 지문만 다시 봅시다.
The
annual Jacksonville Raspberry Fair ------- to eastern Newtown on September 15.
This statewide
event has been held at Dale Farming Joint Market for the last 15 years, but this
year organizers decided to move it to a greater place.
The decision to have more space proved to be the wise one, as a record number of visitors
showed
up to sample a spread
of the freshest produce, enjoy performances by local musicians, and
participate in wild berry-related conte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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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문장이 끝날때까지도 빈칸에 뭐가 들어가야 할지는 알 수 없어요.
15년간 한 곳에서 개최되어 왔다는 말도, 올해에는 주최자들이 더 큰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는 언급도
올해의 라즈베리 축제가 벌써 열렸는지, 아직 안 열렸는지와는 전혀 상관이 없거든요.
세 번째 문장에서 제가 밑줄 친 동사들까지 읽어야 비로소 답이 나오는 겁니다.
더 큰 곳으로 옮기기로 한 그 결정이 현명한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하잖아요.
기록적인 수의 방문객들이 모습을 나타냈다고 하잖아요.
그러려면 당연히 이 기사를 쓰는 시점에는 올해의 라즈베리 축제가 이미 끝났어야죠.
그래서 (C) came이 정답이 되는 겁니다.
동사 시제 문제인 건 맞는데, 단순 문법 문제가 아니라 세 번째 문장까지 다 해석해야 풀 수 있는
문제란 말이에요.
더 이상 'Part 6 문제는 빈칸 앞뒤를 먼저 빠르게 보고, 답이 안 나오면 앞뒤
문장에서 답을 찾는다' 같은 얘기들은
안 통한다는 겁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한참 바뀌었어요.
이제는 Part 6도 무조건 다 읽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요.
단언컨대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행동 강령(?)을 정해드릴게요.
1. Part 6 지문도 요령 피우지 말고
무조건 끝까지 다 읽는다.
(세부적인 문장 해석 못지 않게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2. 특히 동사 시제 문제 & (품사
불문) 어휘 문제는 섣불리 답을 고르지 않는다.
자, 그리고 5월 29일이 되면 Part 6 문제에 "문맥상 적절한 문장 고르기" 유형이 추가될 거란 말이죠?
제가 첫 칼럼에서 신유형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이렇게 썼습니다.
"문제 유형이 바뀌긴 하지만, ETS가 그
바뀐 유형을 통해 평가하고자 하는 바는 그 전까지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즉,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신유형이 시행되면 ETS가 기존에 평가하지 않았던 Part 6 문맥
추론 능력을 새롭게 평가하기로
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미 지금도 ETS가 Part 6에서 문맥 추론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는
거예요.
이게 아주 최근의 일인 것도 아닙니다. 여러분이 좀 전에 본 저 지문이 나왔던 게 벌써 1년도 더
전이니까요.
LC 신유형, Part 7 신유형, 삼중지문 모두 다 마찬가지예요.
(아, 나란 덕후의 통찰력은 정말 그 한계를 가늠할 수가 없군... (응?))
처음의 야심찼던 기획에 비해 결과물이 초라해서 살짝 민망하긴 하지만
토덕R씨 스페셜 칼럼 3부작, "토익 990점의
조건 - How I got my 990s" 시리즈는 여기서 끝을 맺습니다.
(원래 구상할 때는 Part 7까지 다 쓰려고 했는데, 얘는 도저히 이런 형식의 칼럼으로는 견적이
안 나와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걸로... 간단하게 동영상을 만들든가 하는 식으로...
사실 지금도 이거 쓸 시간에 차라리 동영상을 만들 걸하고 후회하는 중...
orz)
토익 만점, 혹은 그에 준하는 고득점을 목표로 공부하시는 분들이
얄미운 나비 같은 ETS에게 강력하게 한 방 먹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그럼,
에블바리 피이-쓰!
아흑, 글쓰기 너무 힘들어 ㅠㅠ